민주당 후보들, 선진당 의원 찾아가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13일 국회 의원회관 자유선진당 이용희(사진) 의원실에는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A후보였다. 그는 이 의원에게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돌아갔다. 또 다른 B후보도 이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부탁했다.

왜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들이 투표권이 없는 자유선진당 의원을 찾는 것일까. 정답은 “민주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현재 민주당에서 충청권 의원은 8명이다. 재적 의원 84명 중 7명이 해외 출장·구속 등의 사유로 투표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시하지 못할 숫자다. 게다가 이들은 당직 배정, 충청권 이슈 등에서 당으로부터 소외돼 왔다는 점을 들어 원내대표 경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벼르고 있다.

이때 5선(9, 10, 12, 17, 18대)의 최고령자(78세)이자 충청권 대부로 통하는 이용희(충북 보은-옥천-영동)의원의 지지가 있으면 이들을 설득하기 쉬워진다. 이 의원은 국회 부의장과 통일민주당 부총재,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등을 지냈다. 18대 총선에서 선진당으로 출마하기 전까지 정치인생의 대부분을 민주당에서 보냈다. 격의 없이 지내는 민주당 의원이 많다. 정동영(무소속) 의원과도 자주 통화하는 사이다. 이 의원은 “내가 다른 당 사정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 후보를 가리켜 “이 사람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날 정동영 의원과도 통화했다고 한다.

◆후보들 읍소에 해외 여행 취소도=농림수산식품위 소속으로 원내대표 경선 기간 중 유럽 시찰이 예정돼 있던 최규성·김우남 의원은 유럽행을 포기했다. 부재자투표가 불가능한 것을 알고 방문을 취소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위 안민석 의원도 평양·중국 일정을 취소했다. 

백일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