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건강식품 '정품' 논란

중앙일보

입력

북한산 건강식품을 국내에 들여오고 있는 업체들이 서로 자신들의 상품이 북한에서 생산하고 있는 정품이라고 주장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문제가 된 북한산 건강식품은 국내에서는 각각 '장명플러스'와 '장명분'이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되고 있는 북한의 '장명(長命)'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금당' 2종류다.

특히 장명은 지난 95년 제23차 스위스 제네바 국제 신기술 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제품으로 북한이 암으로 투병하던 김양무(2000년 사망)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 부의장에게 선물로 주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 논란은 북한이 8일 민경련(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과 손을 잡고 국내에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장명분'을 판매하고 있는 P사에 진품 확인서를 보내주면서 비롯됐다.

북한은 장명을 개발한 조선국가과학원 문호 박사의 서명을 담아 보낸 확인서에서 장명은 알약과 가루약 형태로 조선장명제약공장에서만 생산 및 수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금당'에 대한 정품 논란은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북한 조선부강제약회사가 홈페이지(www.pugangpharma.com)를 통해 "주사약으로 생산되는 금당의 명칭을 도용한 비법적(불법적)으로 제조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며 진품 식별법을 게시하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장명플러스'와 '금당플러스' 한국 총판인 M사는 "북한 의학과학원을 창구로 중국 중개업체를 통해 북한에서 생산된 진품을 수입하고 있다"며 "북한이 작년 3월 조선수출입상품검사위원회 명의로 발행해준 원산지 증명서를 증거로 제시할 수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M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 무역중개업체인 S사 역시 "북한에서 금당은 주사약 뿐만 아니라 알약 형태로도 생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S사측은 "북한에 진품 확인을 요청해놓았으며 조만간 북한이 대외 홍보물로 발행하고 있는 '금수강산'에서 우리 회사에 대한 르포 기사를 싣고 정품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기로 했다"고 밝혀 정품 논란의 향배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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