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뇌성마비 중증 장애인 이권씨,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 졸업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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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젠 온실을 벗어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간다는 생각에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겠다.”

뇌성마비를 앓아 혼자힘으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이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 졸업장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지체장애인 1급이라는 역경을 딛고 불굴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엮어낸 주인공은 이권 (李權.26.전북정읍시) 씨. 李씨는 지난 20일 열린 전북익산시 원광대 졸업식에서 평균 3.5 (만점 4.5) 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사모를 쓰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저의 손과 발이 되어준 주위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 이라고 말했다.

손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 노트정리나 필기시험을 치르는 것이 불가능한 李씨는 발가락으로 워드프로세서를 쳐 과제물을 내고 시험 때는 강의실에 노트북컴퓨터를 들고 가 답안지를 작성한 뒤 프린터로 뽑아 제출하는 등 남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李씨는 두 개의 동아리에도 가입, 활동했다.

李씨가 무사히 대학을 마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같은 대학 치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인 완 (琓.24) .李씨와 함께 중.고등학교에 이어 같은 대학을 다니며 팔다리노릇을 해주었다.

“외국에 유학, 특수교육을 전공한 뒤 장애인복지 사업을 하고 싶다” 고 그는 포부를 내비쳤다.

익산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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