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차단 크림 과신 말아야…B막지만 A는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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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피부노화와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권장되는 자외선차단제가 피부암 예방에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종양역학자 매리엔 버위크박사는 최근 자외선 차단크림을 꾸준히 발라도 치명적인 피부암인 악성 흑색종 (黑色腫) 을 예방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자외선차단제 사용량과 악성흑색종 발생율을 비교한 논문 10편을 분석한 결과 자외선 차단크림이 본격 시판된 73년 이래 사용량은 매년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성 흑색종이 오히려 4%나 증가하고 있다는 것. 버위크박사는 자신의 연구결과에 대해 자외선차단제가 자외선B만 차단할뿐 자외선A는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그동안 비교적 안전한 자외선으로 알려진 자외선A도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B와 마찬가지로 피부노화와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는 것. 현재 세계 굴지의 화장품업체들이 효과적인 자외선A 차단크림을 개발중이지만 30배 (자외선차단지수 30) 이상까지, 피부침투를 막을 수 있는 자외선B 차단크림과는 달리 5배 정도 차단하는 것이 고작이다.

피부보호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15배 이상 차단해야 한다는 것. 서울대의대 피부과 윤재일교수는 "외출시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는 것은 피부건강을 위해 여전히 중요하다" 며 "다만 효과적인 제품이 등장할 때까진 현재의 자외선 차단크림을 과신하지 말아야 할 것" 이라고 충고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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