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김종필 총리 지지를" 김대중당선자 지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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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는 23일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에 자민련 김종필 (金鍾泌) 명예총재를, 감사원장에는 한승헌 (韓勝憲) 변호사를 각각 지명했다고 김중권 (金重權) 대통령비서실장내정자가 발표했다.

金당선자는 25일 제15대 대통령 취임식 직후 총리와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 이날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처리절차를 밟은 뒤 신임총리의 제청을 받아 26일 내각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다수 야당인 한나라당은 韓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은 처리하기로 했으나 金총리 임명동의안에 대해서는 거부 당론을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저지대책을 마련중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24일 의원총회를 열어 내부결속을 다질 계획이며 총재.대표의 공동 기자회견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날 오후 열린 3당 총무회담에서 여당측이 자유투표를 촉구한데 대해 이상득 (李相得) 한나라당 총무가 "위법적 방법이 아닌 것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며 24일 정하겠다" 는 말로 자유투표 가능성을 시사, 주목된다.

총리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여권주도의 본격적인 정계개편이, 통과될 경우에는 야당의원들의 개별입당을 추진하는 부분적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어떤 경우도 정계소요가 불가피한 것이다.

金당선자는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과 관련, 김중권 비서실장내정자가 대독한 발표문을 통해 유감을 표시하고 "국회의 적극적인 지지속에 통과될 것을 바란다" 고 밝혔다.

金당선자는 또 "김종필 총리지명자는 저와 더불어 자민련.국민회의 공동정권의 핵심적인 연결고리로서 김종필 총리의 실현이야먈로 정국안정에 절대적 기여를 할 것" 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성원만이 신정부가 안정과 강력한 위상을 가지고 오늘의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 며 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오후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개별접촉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한나라당 맹형규 (孟亨奎) 대변인은 김종필 총리 지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의사를 무시한 채 당선자와 여당 독단으로 국정을 처리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되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이한동 (李漢東) 대표도 "당론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은 처참하게 될 수도 있다" 며 의원들의 결속을 당부했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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