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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미남봉, 정상에 서면 웅장한 백두대간 한눈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개울 물 소리가 상큼하게 들려온다.

산모퉁이를 돌아 불어오는 바람속에서는 봄의 따사로움도 느낄 수 있다.

절기상으로 '대동강물도 풀린다' 는 우수 (雨水)가 찾아왔다.

그러나 산에 오르면 봄을 시샘하듯 백두대간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아직도 차갑기만 하다.

아직은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이다.

국내에는 20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그중 화양.선유.쌍곡계곡을 품고 있는 속리산국립공원은 다른 곳에 비해 계곡의 규모가 크고 수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두대간 내륙중앙부에 위치해 있으며 천황봉을 주봉으로 비로봉.입석대.경업대.문장대.관음봉.묘봉.상학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봉이 수려한 비경을 연출해 말 그대로 속세를 떠난 산 (俗離山) 의 모습을 보여준다.

미남봉 (6백10m) 은 충북과 경북의 경계로 백두대간 주능선인 속리산 문장대 (1천33m)에서 서북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다.

서남쪽 아래의 산정리와 상갑리에서 바라볼 때 잘 생긴 남자 얼굴의 옆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해서 옛부터 이곳 주민들에 의해 불려진 이름이다.

평범한 육산으로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1백여m의 암장이 매끈하게 흘러내린 것이 아름답다.

그러나 이웃한 상학봉과 묘봉의 명성에 가려 등산인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않아 미답봉이나 다름없다.

미남봉의 산행 들머리는 용화지구에서 보은으로 연결되는 국도 37호선 활목고개. 잡목으로 우거진 급경사길을 40분 정도 오르면 전망대 바위에 닿는다.

바위밑 마지막 구간은 북쪽 사면이라 잔설밑으로 얼음이 얼어 있어 조심해야 한다.

20분을 더 오르면 미남봉. 속리산 서북능의 전망대로 백두대간 산마루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슴마저 상쾌하다.

미남봉~매봉~상학봉 (8백34m) 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중간중간 암릉길로 이어져 있어 조심스럽게 등반을 해야하지만 암릉등반의 짜릿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특히 상학봉까지 이어지는 능선구간은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므로 산행하기가 만만치 않다.

또한 눈과 얼음구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능선마다 오른편 계곡으로 떨어지는 하산길이 있다.

산행도중 힘이 부치면 어느 곳에서나 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다.

하산 길은 산판도로를 따라 신정리까지 이어진다.

총 산행시간은 5시간정도 소요된다.

글.사진 =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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