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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용 화장품 값 낮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생활의 거품이 빠지면서 슈퍼에서 판매하는 중저가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우기 최근에는 태평양.LG생활건강.제일제당등 슈퍼용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들이 미백.주름방지용등 기능성 화장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고급화장품을 찾는 여성들까지 유혹하고 있다.

슈퍼용화장품은 스킨.로션등 기초화장품이나 립스틱.투웨이케익등 색조화장품의 경우 8천~9천원선. 잔주름을 관리해주고 피부 잡티를 제거한다는 기능성화장품의 가격도 1만4천~2만원정도에 불과하다.

일반 화장품의 경우 기초화장품이 1만5천~2만원선. 기능성화장품은 부르는게 값일 정도. 업계 관계자들은 "슈퍼용과 일반용의 가격차는 일반적으로 2배정도" 라고 말한다.

'싼게 비지떡 아닐까' 하는 소비자들의 의혹과는 달리 보습.영양등 제품의 기능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화장품업계 관계자및 전문가들의 설명. 다만 원료나 향료에서는 일반용과는 차이가 있다.

슈퍼용화장품이 화장품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일반제품보다 반값 이하의 싼 가격에 판매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원가절감과 유통마진 줄이기. 슈퍼용화장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공통점은 이미 다른 생활용품이나 식품 판매를 위해 슈퍼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들. 이미 확보된 유통망을 이용하는데다 회사와 슈퍼 사이에 직거래 방식으로 물건을 납품하기 때문에 유통마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화장품은 대리점이나 도매상등을 통해 화장품전문점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때 전문점에 판매장려금이나 경쟁지원금.판촉물보조등을 해야하므로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슈퍼의 판매전략이 '박리다매' 이기 때문에 판매점 마진 자체도 적게 책정할 수 있어 화장품의 가격을 더욱 내릴 수 있다.

LG생활건강 마케팅팀 정화일과장은 "슈퍼용 화장품은 유통마진이나 판매점 이윤폭이 작기 때문에 일반화장품과 회사출하가격은 소비자 구입가 만큼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또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서 용기에도 금박등 화려한 장식을 줄이고 모양 역시 대량생산이 가능한 단순한 형태로 만들어 비용을 아끼는가 하면 고가의 화장품 원료사용은 자제하고 있다.

보습제나 완충제등 원료의 종류나 구성을 다르게 하고 있으며 특히 향료는 성분에 따라 수십배씩 가격차이가 나므로 고급향 사용은 드문 형편. 이같은 원료의 차이에 대해 숙명여대 화학과 김명자교수는 "30여가지 원료가 혼합돼 만들어지는 화장품에서 특정 성분이 조금 많고 적고는 기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 들려준다.

김교수는 "현재 화장품원료로 사용되는 성분중에는 값이 싸건 비싸건 간에 피부에 일반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없다" 며 "피부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그 성분과 본인의 체질이 맞지 않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슈퍼용화장품과 일반화장품을 모두 생산하고 있는 ㈜태평양 홍보실 김태경과장은 "슈퍼용화장품과 일반화장품은 품질에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구입할 때 판매원으로부터 받는 설명과 조언등 서비스나 구입장소에 따른 심리적인 만족감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차가 생기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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