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자녀들 "음지도 양지도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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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사람이 가고나면 차가 식는 (人走茶凉) 것이 중국정치의 한 특색이다.

덩샤오핑의 생전 중국의 제일가족 (中華第一大家) 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가족들의 현 상황은 과연 어떨까. 특히 지난 95년 鄧의 차남인 덩즈팡 (鄧質方) 의 홍콩내 사업 파트너 저우베이팡 (周北方) 이 부패혐의로 숙청되면서 덩즈팡이 체포되리란 설이 무성했었고 가족들의 행로에 대해선 구구한 억측이 많이 나돌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복도 없지만 그렇다고 특혜도 없어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鄧의 맏사위 우젠창 (吳建常) 이다.

산수화가인 鄧의 맏딸 덩린의 남편인 吳는 90년대초부터 중국비철금속총공사의 총경리직을 맡아왔지만 최근 야금부 (冶金部) 부주임으로 좌천됐다.

좌천이유는 지난해 중국비철금속총공사의 목표이윤은 10억위안이었으나 吳가 달성한 이윤은 불과 1억위안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鄧의 자녀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차녀 덩난 (鄧楠) 국가과학위부주임은 지난해 12월 미국 맨해턴에서 국제환경단체가 수여하는 상을 받는 등 아직도 활약이 두드러지다.

鄧의 개인비서로 鄧의 입과 귀 역할을 했던 셋째딸 덩룽 (鄧榕) 과 중국장애인협회 회장인 장남 덩푸팡 (鄧樸方) 등은 예전만큼 매스컴의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외국나들이를 할 정도로 건재하다.

鄧일가의 걱정이라면 차남인 덩즈팡이다.

저우베이팡 부패사건 여파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덩즈팡은 아직도 행동이 조심스럽다는 게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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