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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이세돌, 진퇴양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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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면

<결승 1국> ○·쿵제 7단(중국) ●·이세돌 9단(한국)

제9보(65~70)=상변의 한 점이 두텁게 잡히면서 백도 이젠 실리든 두터움이든 별로 꿀리지 않는 형국이다. 흑집은 우변에 17집이 있고 좌상 귀가 10집, 그리고 좌변은 아직 미지수다(집으로 본다면 10집 정도의 가치일까). 상변의 2집까지 모두 합해도 39집 정도. 백은 우상 5집, 상변 6집, 우하 11집, 좌하는 미지수지만 10집 정도로 계산하면 모두 32집 언저리다. 덤을 감안하면 팽팽하다. 또 발전성에선 흑이 앞서지만 하변 쪽은 흑이 엷은 형태여서 전체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이세돌 9단이 흑▲까지 씌워 간 것은 늦추면 안 된다는 직감의 발로였을 것이다. 그러나 줄타기 같은 위험한 수여서 백△로 비집고 나올 때 처리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이 약간만 뒤져도 이런 장면에선 한 방에 무너진다.

65로 눌러 막자 다시 66. 꾸역꾸역 나오는 백을 더 이상 제어하기 어렵게 됐다. 67, 69가 현란하게 터져 나오지만 쿵제 7단은 좀체 흔들리지 않는다. 68로 꽉 웅크린 수는 상대의 탄력을 소멸시키고 있고 곧게 뻗은 70 역시 변화를 봉쇄하고 있다. 이제 흑은 난감해졌다. ‘참고도1’처럼 시원하게 버리자니 실리의 손해가 너무 크다. 그렇다고 ‘참고도2’처럼 싸우는 것은 수 부족이다. 이세돌 9단이 진퇴양난의 처지에 봉착했다는 것을 느끼며 검토실은 긴장하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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