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달력아 고마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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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해 유럽경제가 달력 덕을 좀 볼 것 같다. 국경일이 토.일요일 연휴와 겹치는 경우가 잦아 예년보다 근무일수가 늘어난 때문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달력의 '절묘한 조합'덕분에 올해 근무일수가 나라별로 예년보다 최장 나흘 늘게 됐다고 8일 전했다. 직장인들은 여가가 줄어 아쉽겠지만 나라 전체적으로는 0.2~0.5%의 경제성장 촉진 효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우선 노동절(5월 1일)과 성탄절(12월 25일)이 주말에 걸려 휴무일을 이틀 줄였다. 게다가 올해는 4년마다 오는 윤년이어서 2월 한달이 하루 더 길다. 근무일이 하루 늘면 유럽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0.05~0.1% 증가한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추정했다.

프랑스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 1.7%(정부)~2.3%(국립통계청) 가운데 '달력 효과'가 0.2~0.3%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독일은 10월 3일 국경일마저 일요일과 겹치는 바람에 GDP상 달력 효과가 이보다 큰 0.5%포인트로 기대됐다.

ECB에 따르면 올해 근무일수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근무일수보다 2.8일 많다. 르몽드는 "이번 통계는 특히 근로시간의 지나친 감축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라고 덧붙였다.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일자리 나누기'등 논의와 관련해 주 35시간제를 시행하거나 그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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