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 '에드워즈 때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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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이 6일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함으로써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미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공화당은 에드워즈가 지명된 직후 즉각 그를 비판하는 캠페인을 개시했고 민주당도 바로 반격에 나서 오랫동안 소강상태였던 대선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공화당 에드워즈 맹공=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이날 "에드워즈는 불성실하고, 미완성인 인물"이라며"앰뷸런스 체이서(교통사고 부상자를 전문으로 다뤄 돈벌이하는 변호사)들의 친구"라고 맹공했다.

에드워즈가 교통.의료사고 소송으로 떼돈을 벌어 백만장자가 된 사실을 비꼰 것이다. 또 "지금은 백악관에서 국가안보에 대해 직업훈련을 할 때가 아니다"고도 했다. 에드워즈가 외교.안보에 경험이 부족한 점을 부각한 것이다. RNC는 이와 함께 당원들에게 e-메일을 대거 살포했다. 여기엔 케리가 올 초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앙숙이었던 에드워즈를 "준비 안 된 인물"이라 몰아붙인 내용이 담겨 있다.

◇매케인도 동원=공화당은 또 "케리는 당초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려다 실패하자 에드워즈를 선택했다"며 불완전한 '대타'임을 강조했다. 매케인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찬양하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공화당의 TV광고 "첫번째 선택"도 이날 방송을 타기 시작했다. 광고에서 매케인은 "그(부시)는 흔들리지 않았고, 어려운 선택에서 뒷걸음치지 않았으며, 이 세상을 더 낫고, 더 안전하고, 더 자유로운 곳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외친다.

◇민주당 반격=민주당은 2000년 공화당 예비선거 당시 매케인이 맞수 부시 대통령을 공격한 발언들을 인터넷에 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간부들은 "매케인이 에드워즈의 저서 '네개의 재판' 뒤 표지에 '이 책은 저자의 힘을 드러냈고, 독자를 선한 사람의 마음으로 이끈다'고 손수 적는 등 에드워즈를 여러 번 칭찬했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에드워즈 지명에 대해 미국인들의 절반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대가 6일 유권자 787명을 조사한 결과 31%가 에드워즈에게 우호적이라고 응답했으나 '중립'29%, '모르겠다'22% 등 51%의 유권자는 뚜렷한 입장을 갖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이달 말이면 케리의 지지도는 에드워즈 효과에 힘입어 부시의 그것보다 15% 앞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한 외교 소식통은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면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도 상승할 것이어서 에드워즈 카드의 진짜 효과는 9월 들어서야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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