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사태 안팎…미국, 전폭기 시험비행·영국, 군사행동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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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걸프해의 파고가 높아가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과 이라크는 자신에 유리한 외교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독일 등이 미국에 지지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는 미국의 태도가 평화적 노력을 저버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걸프해역에 정박중인 미 항공모함 인디펜던스의 전폭기들은 7일 이라크의 지형을 익히기 위해 폭탄을 싣고 비행함으로써 공격에 대비한 막바지 준비를 갖췄다.

지난 5일 이 해역에 도착한 인디펜던스호는 현재 이라크 남부에서 약 1백60㎞ 정도 떨어진 해상에 멈춰 있는데, 이 항모의 탑재기중 80대가 이날 지형 숙지를 위해 비행했다.

한편 미국은 걸프해에 파견된 3대의 항공모함중 한대를 수일안으로 귀환시킬 것이라고 뮌헨을 방문중인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이 7일 발표했다.

귀환하는 항공모함은 6개월의 작전배치 시한이 다 돼가는 니미츠호가 될 전망이다.

○…미국을 방문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7일 귀국 비행기안에서 기자들에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 앞으로 며칠동안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준비하겠다고 언급. 블레어 총리는 외교적 노력으로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을 둘러싼 위기가 해소되지 못한다면 이라크에 대해 '확실히'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 능력을 갖고 있는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 이라고 주장.

○…이라크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의 위협을 가함으로써 국제사회의 평화의지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 이라크 관영 알 카디시야지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블레어 영국총리가 "이라크사태 해결을 위해 무력이나 위협에 의지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는 국제사회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공격하는 호전적인 선택을 고수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쿠웨이트가 이라크의 화학무기 공격가능성에 대비, 국민들에게 방독면을 나눠줄 예정인 가운데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이같은 조치가 불필요한 것이라고 주장. 이라크 문화공보부 대변인은 관영 I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는 대량파괴무기를 하나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량파괴무기 공격을 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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