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래, 중국 핵개발 주도…53년 비밀리 소련연구소 시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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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계적인 핵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초기 핵개발은 알려진 대로 마오쩌둥 (毛澤東) 이 아닌 저우언라이 (周恩來) 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중국 공산당 주관의 시사주간지 요망 (遼望) 최근호가 보도했다.

당국의 공식입장을 담는 시사지가 이처럼 당초의 정설을 뒤엎고 周를 부각시키는 것은 다음달 5일인 그의 탄생 1백주년을 맞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잡지는 지난 55년께 毛의 결정에 따라 핵개발 사업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핵개발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한 것은 周였으며 핵개발 사업을 실제 추진한 것도 그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총리이던 周는 지난 52년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국방건설 5개년계획을 검토할 때부터 핵폭탄과 미사일이 지니고 있는 정치.기술적 의미를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周는 또 중국의 핵개발에는 옛 소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53년 스탈린 장례식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할 당시 비밀리에 중국과학기술 대표진을 대동, 소련의 핵과학연구소를 시찰하는 등 핵폭탄 관련기술을 얻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9년 중.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양국간 핵협력은 파기됐다.

이에 따라 독자적인 핵개발을 추진키로 결정한 周는 중국 과학자들에게 8년내 핵폭탄 개발을 지시했다.

중국이 첫 핵실험에 성공한 것은 그보다 3년 앞선 64년이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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