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당선자·30대그룹 총수 오찬회동]김대중당선자 冒頭 발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오늘 우리는 이 나라가 희망있는 나라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노사정 3자회담이 마침내 결실을 보아 새 출발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98년은 운명의 해다.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국가장래를 좌우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 (IMF)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금융.노동시장.재계 등 네군데의 개혁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는 청와대의 11개 비서실을 6개로, 23명의 국무위원을 16명으로 줄였다.

고통분담차원에서 공무원 감원도 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위기는 금융위기에서 왔고, 이는 금융기관의 인사와 운용에 정부가 개입한 데서 비롯됐다.

앞으로 금융은 정부 간섭과 통제를 벗어나 자율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노동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 양대 노조가 어려운 결단을 내렸고, 사용자측도 아량을 베풀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해고는 최대한 줄이고 고용보험.취업훈련 확대 등의 노력을 해가면서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재계의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분이 잘하고 잘못하는 것이 국운을 좌우한다.

정치자금 때문에 눈치볼 필요도 없고 사업이권 때문에 헌금을 할 필요도 없다.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당당히 사업하면 된다.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대통령이 됐다. 지난번 5대그룹 총수들과 만나 합의한 대기업 구조조정 5개항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

강요하거나 불이익은 없지만 개혁을 안하면 나라도 기업도 안된다.

올 한해 잘하면 내년 중반부터 새로운 발전이 있을 것이다.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은 동지로서 협력해달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