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회장 김우중씨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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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는 19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김우중 (金宇中) 대우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이렇게되면 전경련은 임기가 1년 남은 최종현 (崔鍾賢) 회장과 金회장이 함께 이끄는 쌍두체제가 될 전망이다.

전경련은 5일 "崔회장이 지난해 2월 전경련 회장직의 3기 연임을 수락하며 차기 회장은 임기 시작 1년전에 내정해 경제계 현안을 다루어 보고 취임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데 이어 지난달 회장단 회의에서 가장 적합한 회장후보를 천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병두 (孫炳斗) 전경련상근부회장이 그간 주요그룹 회장들을 만나왔으며 그 결과 金회장을 추대하기로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오는 12일 회장단회의, 19일 정기총회를 통해 이를 '승인' 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이 차기회장 추대를 이처럼 서두른 것은 무엇보다 정권교체기를 맞아 재계가 정치권과 순조로운 조율이 필요하며 따라서 새 리더가 더 좋겠다는 현실적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지적된다.

또 공교롭게도 지난해에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3연임을 시작했던 崔회장이 현재 건강문제로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점도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

다시말해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되 모양좋게 재계본산인 전경련의 얼굴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한편 전경련 차기회장직에 대해선 대우의 金회장이 이를 강하게 희망해 왔으며 따라서 재계는 金회장이 최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측과 벌여온 긴밀한 접촉과 다보스 회의에서 새정부가 요구한 빅딜에 대한 재계 입장을 과감히 밝힌 점 등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金회장이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 내정자로 선임되도 崔회장이 전경련을 대표할 것이나 정부에 대한 재계의 의견전달 등 실질적인 일들은 金회장이 주로 맡을 예상이어서 재계 대표로서의 힘이 金회장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崔회장은 내년 2월말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명예로운 분위기만 조성되면 임기 만료전이라도 회장직을 넘겨 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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