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거품빼기 M&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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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출판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불황의 바다에 몰아닥친 '부도' 파고를 넘기 위해 혼신의 자구책들을 짜내고 있다.

○…지난 2일 서적 도매상 업계 3위인 송인 (대표 宋澤圭) 의 부도 사태로 출판계는 메가톤급 타격을 입었다.

송인은 40년 역사를 지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도매상으로 연매출이 2백억~2백50억원에 달하는 업체. 거래 출판사만도 줄잡아 5백여개에 달하며 지난해 베스트셀러를 낸 한 출판사는 무려 4억원이 물렸다.

이밖에 규모가 큰 출판사의 경우는 2억~3억원, 소형 출판사도 수천만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송인 부도는 출판사.도매상뿐 아니라 소매서점.인쇄소 등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견 출판사 대표들은 4일 대한출판문화협회회관에 모여 정부대책을 바라는 호소문을 발표하는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기 극복책으로 비용절감에 몰두하고 있는 출판계가 편집.영업등 각분야의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77년 생겨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죽음' '김대중 옥중서신' 등 사회비판적 서적을 내왔던 출판사 청사는 중원문화.시대정신과 함께 한 출판사로 합쳐 '청사' 로 새 출범을 했다.

금전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경리.편집 인원을 공동으로 쓰고 8백여권에 달하는 구간 (舊刊) 관리를 한꺼번에 해 경영합리화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한편 청년사.동녘.돌베개.둥지 등 8개 출판사는 잇딴 도매상 부도에 대응하기 위해 큰 서점 20여곳에서는 직접 주문을 받고 그외 서점은 '한국출판유통' 을 통해서만 주문을 받는 등 유통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대형 도매상 한 곳으로만 주문을 집중시켜 부도 위험을 피해보자는 연합대책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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