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중진들 감투 쓸까 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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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에는 부총재만도 물경 17명이다.

조세형 (趙世衡) 부총재처럼 총재권한대행을 맡는 인사가 있는가 하면 총재 비서실장이 되기도 해 이름만으로 이들을 중진 (重鎭) 반열에 놓기는 어렵다.

'중진 (中鎭)' 급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따로 '진짜 부총재급' 인사들을 두고 '5대 중진' 이니 '7대 중진' 이니 하는 얘기가 나온다.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이종찬 (李鍾贊) 인수위원장.한광옥 (韓光玉) 노사정위원장.김상현 (金相賢) 전지도위의장.정대철 (鄭大哲) 부총재.김영배 (金令培) 국회부의장.김봉호 (金琫鎬) 지도위의장 등이 그들이다.

이밖에 박상규 (朴尙奎).김근태 (金槿泰) 부총재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어쨌든 총재인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의 인선에 있어 우선 고려될 이들 중진의 진로를 놓고 당내에서 논의와 관측이 활발하다.

본인들도 당에 남을지, 행정부에 들어갈지, 아니면 서울시장 후보에 나갈지 등 몇갈래 길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잠재적 경쟁상대를 다른 길로 '유도' 하는가 하면 자신의 궁극적 목표를 일부러 흐리기도 한다.

조세형 대행은 당 잔류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

4일 기자 간담회에선 "김대중당선자가 전반적인 조감도를 갖고 계실 것" 이라고 속마음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金당선자와 속깊은 대화를 다시 나눈 바 있다.

안기부장 임명설이 있던 이종찬위원장은 지난달 모 여론조사기관의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차이로 2위를 차지한 뒤 시장 출마설이 강해지고 있다.

金당선자도 "그래" 하며 관심을 표시했다는 후문. 한광옥위원장은 노사정위가 좋은 결실을 보면 통일부장관으로 입각하든지 당에 남아 동교동계의 정통성을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그의 거취는 권노갑 (權魯甲) 전의원의 향배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

김상현의원은 지난주 몇몇 다선 의원들과 골프장에 나간 자리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로선 16일로 예정된 한보사건 1심 선고가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정대철 부총재는 요즘 침묵하고 있다.

본인은 "조용히 있겠다" 면서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얼마전 당선자에게 2년쯤 기다리면서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소문도 있다.

김봉호 지도위의장은 한나라당의 양보가 이뤄지면 차기 국회의장감으로 거론되고 있고, 金의장과 같은 5선인 김영배 국회부의장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金당선자는 현안이 산적한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면 이들에 대한 '교통정리' 에 나설 것이다.

벌써부터 중진간의 숨은 '편짜기' 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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