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미술연구모임 '솟대하늘'대표 정재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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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정재원씨는 스스로를 '보수주의자 또는 국수주의자' 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우리 민족이 가장 우수하며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이런 정서의 밑바닥에는 어린 시절이 자리잡고 있다.

“고향인 경북 칠곡에는 인근 왜관에 주둔하는 미군들의 지프차가 수시로 지나갔어요. 저도 다른 아이들처럼 그들을 쫓아다니며 초콜릿이나 검을 얻어 먹곤 했습니다.

훗날 생각해보니 그게 그렇게 자존심 상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는 교육계에 투신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S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그는 90년 전교조 문제로 10년동안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야 했다.

학원에서 4년간 강의를 하다 내친김에 현재의 '고려학원' 을 만들었다.

출판사 '나랏말' 도 설립, 논술교재를 발행하고 있다.

“이런저런 방침 때문에 학생들에게 못 털어놓던 이야기도 모두 할 수 있었고 우리 문화를 연구할 여건도 좋아졌죠.” 현재 이 학원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솟대하늘' 도 그가 주도해 만든 것. 수천점의 골동품도 대부분 그가 대학생 시절부터 모은 것이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골동품을 모으는 것이나 개성 강하고 줏대있는 학생을 기르는 건 비슷한 일입니다.

모두 민족혼을 이어나가자는 뜻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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