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허재 분전 나래 울려…나산도 삼성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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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기아의 간판 허재가 개인통산 2백 어시스트 고지를 넘으며 나래를 침몰시키는 동안 잠실체육관 관중석에서는 낯선 함성이 울려 퍼졌다.

“쉬짜이, 쉬짜이 (許載)….” “허상, 허상….” 허재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대만과 일본 관중들이 보내는 열렬한 응원소리였다.

응원소리를 듣기라도 한듯 허재는 이날 팀내 최다인 24득점을 올리며 38분동안 코트를 수놓았다.

일본인 응원객중엔 서울올림픽 당시 선수선서를 하는 허재의 모습을 처음 본 후 골수팬이 돼버린 요코 (陽子) 라는 이름의 숙녀도 있었다.

이제는 일본의 NBA전문지 '후프 (HOOP)' 의 기자가 돼 취재를 겸해 내한한 그녀는 허재가 3쿼터 6분부터 내리 3골을 빼내는 묘기를 펼치자 숨이 넘어갈 듯 열광했다.

허의 분전으로 57 - 46으로 밀린 것이 나래엔 멍에가 됐다.

나래는 식스맨 장윤섭 (18득점).제이슨 윌리포드 (22득점) 의 슛으로 3쿼터 8분쯤 57 - 57동점을 이뤘지만 시소게임이 갑작스럽게 기우는 바람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기진맥진한 나래가 종료 38초전 주희정.정인교의 연속 3점슛으로 81 - 79까지 뒤쫓았지만 기아는 종료 직전 클리프 리드가 리바운드된 볼을 손끝으로 쳐넣어 83 - 79로 스코어를 굳혔다.

기아는 22승12패를 마크, 선두 현대를 1게임차로 추격했고, 17승15패를 기록한 나래는 6위로 곤두박질했다.

기아의 리드는 이날 통산 다섯번째로 1천득점을 돌파했다.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나산은 삼성에 75 - 69로 이겨 18승15패를 기록했다.

부천에서는 대우가 SK를 95 - 81로, 대구에서는 동양이 SBS를 89 - 85로 눌렀다.

허진석·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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