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기업 부도율 높다…대한상의 50대그룹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국내 50대 대기업그룹중 40개그룹이 96년말 현재 자본금대비 부채비율이 3백%가 넘었으며 자본잠식을 당했거나 부채비율이 1천%가 넘는 6개그룹중 5개가 지난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조사부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은행감독원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50대 그룹의 부채비율 순위에 따르면 자본잠식상태인 삼미와 대농, 그리고 부채비율이 1천%를 넘는 4개사중 J사를 제외한 진로.한라.뉴코아 등 3개사가 모두 지난해 도산했거나 법정관리 또는 화의를 신청했다.

또 부채가 5백%를 웃도는 해태.한신공영.기아도 지난해 각각 계열사들에 대한 화의와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한화.두산그룹은 계열사 매각에 나서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다.

부채비율이 5백% 이하인 대기업중에서도 청구가 화의를 신청했고 동아건설도 금융권의 협조융자를 받는 등 건설주력 그룹의 경우 다른 기업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백중기 (白重基) 조사부장은 "이미 도산했거나 현재 도산가능성이 있는 대부분 기업이 부채순위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과도한 차입경영이 기업도산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한편 50대기업중 가장 부채비율이 낮은 곳은 재계 31위인 동양화학으로 1백59%였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