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설탕·라면등 생필품 값 20% 추가 인상 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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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물가가 뛰어도 너무 뛴다.

이미 두어차례나 오른 밀가루.설탕.라면 등 주요 생활필수품 값이 또다시 인상될 전망이다.

환율 상승 때문에 수입품 가격이 오르자 관련 업체들이 인상폭과 시기를 조정중이다.

1일 한국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수입물가는 전월에 비해 17.8%,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57.7% 올랐다.

월중 평균 환율은 달러당 1천7백6원80전으로 지난달에 비해 2백22원 이상 높아졌다.

생필품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들이 환율 1천2백~1천4백원을 기준으로 가격을 조정한 상태” 라며 “실제 환율은 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물건 값을 다시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환율 1천2백원까지만 가격에 반영한 상태라 15~20% 정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 시기만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밀가루 값은 두달여 사이 70~80%가 오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라면.과자 등의 연쇄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2차에 걸쳐 50%나 값을 올린 사료업계도 농림부.농협 등과 추가 인상폭 및 시기를 협의중이고 과자 메이커들도 금명간 값을 올릴 예정이다.

농민들이 사료 값 때문에 소.닭 등의 사육을 포기함에 따라 몇달 후면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이 우려되고 있으며 달걀 값도 수직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값은 수입 2~3개월 후에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 며 “최근 수입단가 상승 추이를 보면 물가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 말했다.

환율 10%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3%포인트 안팎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나마 그동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던 기름 값이 이달엔 추가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 값은 오히려 ℓ당 5원정도 내려갈 전망이다.

또 식용유 값도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메이커들은 “환율 상승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크지만 워낙 물건이 안팔리는 상황이라 값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며 울상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수입은 주는데 버스요금에 이어 주요 생필품 값이 이런 식으로 계속 뛰면 서민생활은 더욱 힘들게 된다” 면서 “정부가 유통구조 개선.매점매석 단속 등의 방법으로 물가 오름세를 꺾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한편 1월중 품목별 수입물가는 원유가 지난달에 비해 6.1% 오르는데 그친 반면 고철 (73%).선박 엔진 (35.5%).양주 (34.6%).철광석 (27.5%).사진용 필름 (26.4%) 등이 큰폭으로 올랐다.

이종태·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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