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독자의 소리

유비의 리더십은 인문학에서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십의 원천은 삼국지의 유비에게서 찾을 수 있다. 유비는 관우를 만나기 전까지 학문 연마에 전념하며 조용히 자신의 삶을 살아오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때가 이르자 천하의 맹장들이 주변에 몰려들었고 그 장수들은 평생토록 유비를 배신하지 않았다. 유비는 ‘강력한 보스 기질’을 보유하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다. 유비에게 내재돼 있는 리더십의 본질은 학식과 인품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당시의 학식이란 요즘 용어로 바꾸면 인문학에 해당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리더십의 함양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볼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품 함양이다. 유비의 인품에서 나오는 강력한 리더십은 강압적인 지시에 의하지 않고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내는 힘을 발휘한다. 이 사람과 함께하면서 세상의 올바른 이치를 배우고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면 누가 그를 따르지 않겠는가.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바로 학식과 인품에서 나온다. 지금 새삼스럽게 인문학과 품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이세창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