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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얄팍해진 직장인들 도시락 즐겨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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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천원대 도시락, 레스트랑에서 배달하는 돈까스도시락….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를 맞아 도시락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호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들이 도시락을 많이 찾자 도시락전문업체인 한솥 (대표 이영덕) 이 1천원대의 초저가 'IMF 도시락' 을 내놓는가 하면 코코스.베니건스 등 패밀리레스트랑들도 잇따라 도시락을 팔기 시작했다.

새댁 (1천4백원).김치찌개 (1천7백원).콩나물밥 (9백70원) 등 도시락메뉴의 70%를 2천원 이하로 팔고있는 한솥의 경우 IMF사태 이후 매출이 급등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2천5백원짜리 '소 불고기' 도시락을 1천9백원에 파는 등 최고 33%까지 할인판매를 했는데,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는 것. 전국 1백10개 점포에는 테이블이 없는 것은 물론 배달도 않고 현장에서 판매만 하는데, 최근에는 점심시간이면 가게 앞에 10미터 이상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2천~2천5백원 수준의 도시락이 주종을 이루는 사무실 밀집지역에서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느는데, 12평 규모인 교대직영점의 경우 하루 판매량이 7백여개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李사장은 "식자재 생산.배송은 모두 외부업체에 맡기고 본사는 메뉴개발.점주교육 등에만 주력하고 있다" 면서 "질 좋은 식자재를 싸게 공급받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싼 값에 도시락을 팔 수 있다" 고 말했다.

김종식 (金宗軾) 전무는 "다른 물가가 워낙 올라 원가부담은 있지만 현금 장사인데다, 그동안 현금결제로 신뢰가 쌓인 재료 납품업체에서 단가를 낮춰줬다" 고 말했다.

미가도시락.진주햄등 다른 도시락 업체에도 IMF이후 고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한편 IMF 한파로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미국계 레스토랑들도 경쟁적으로 저가 점심도시락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코코스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5천원대의 겨울특별정식 5종류를 내놓은데 이어 이달 22일부터는 점심 도시락을 팔고 있다.

3천원짜리 햄버거스테이크와 3천5백짜리 돈까스 도시락 등 2가지가 있는데 와서 사갈 수도 있고, 5개 이상 주문하면 배달도 해준다.

강호중 (姜鎬中) 과장은 "마진은 적지만 매출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데다 낮 도시락 손님 가운데 일부가 저녁 손님으로 이어져 상당한 효과가 있다" 고 말했다.

베니건스도 주변에 직장인이 많이 있는 무역센터점에서 5천5백원짜리 점심도시락을 팔고 있다.

최영환 (崔榮煥) 팀장은 "요즘은 도시락을 사가는 고객이 늘어 도시락 메뉴 하나만으로 월평균 매출이 7백만원 이상 오른다" 고 설명했다.

유상연·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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