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문화교류장학생을 잡아라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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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사립학교 장학생 선발 프로그램’에 참여한 LVS학교의 마가렛 디킨슨(Margaret Dickinson) 입학사정관이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된 영국 명문 사립학교 유학 Expo에 참가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자료제공= BEC영국교육원]

영국 문화교류장학생을 잡아라 上

연간 4150만원 학비 50% ↓, 한국 유학생들 ‘찬스가 왔네’

“2년 전 아들을 유학보내면서 캐나다와영국을 놓고 망설였어요. 다소 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지인의 권유에 따라 영국으로결정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아이가 학교에서 영어토론 활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방학 때 귀국하면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영어대회부터 챙겨요.” 14살 아들을유학보낸 김현정(40·여·서초구 잠원동)씨는 영국 유학에 만족한다며 활짝 웃었다.
 
정통 영국식 귀족 영어 습득
 영국 유학은 학부모들의 로망. 정통 영국식 귀족영어를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숙학교 생활을 할 수 있어 안전하다. 또 수업시간에 독서 비중이 높고 질문과 답변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돼 영어와 토론 실력을 단기간에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비싼 학비와 생활비가 학부모들의 발목을 잡는다. 영국은 유학생의 공립학교 입학을 불허하고 있어 대부분 명문 사립 기숙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이럴 경우 학비만 40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가디언 비용과 방학 기간 중 체재비, 과외비등을 포함하면 연간 7000만원이 넘게 든다.CEG(Cambridge Education Group)의 김동훈 실장은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영국조기유학도 다소 줄어드는 추세”라며 “요즘상담하면 열명에 서너명 꼴로 유학지를 동남아로 돌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국은 비싼 학비와 물가 때문에 영어권 국가 중에서도 선호도가 낮고, 극소수의 부유층만을 위한 유학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명문 사립 기숙학교서 유치전
 이러한 상황에서 우수한 한국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영국 명문 사립학교가 발벗고나섰다. 영국 사립학교가 학비의 50%를 지원하는 ‘문화교류 장학생’ 선발이 그것. 영국 학생들에게 다양한 국가의 우수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국제적인 감각을 높이고 글로벌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특히 아시아의 경우 일년에 1000명 넘게 유입되는 중국 유학생 편중 현상을 방지하고, 비용 때문에 유학 기회를 갖지 못하는우수한 한국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Licensed Victuallers’ School의 이안 뮬린스 교장은 “기숙사 생활을 통해 한국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과 우수성, 타인을 배려하는 존중심과 예의 등을 영국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치려 한다”며 “문화의밤·요리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와 협력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강조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영국의 사립 기숙학교가 학비와 기숙사 비용의 50%를, BEC영국교육원에서 생활비와 과외비를 지원한다.BEC영국교육원 장기영 대표는 “연간 4150만원으로 영국 명문 기숙학교에서 유학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유학에 필요한 학비 및 기숙사비,가디언비, 방학 중 숙박비, 괴외수업 비를 보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껑충 뛴 비용 때문에 영국 유학의 꿈을 접은한국 학생들에게 영국의 엘리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1년이 넘는 준비 기간을 거쳐 영국 학교들과 공동으로 장학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유학 프로그램에도 장학금 혜택이 있긴 하지만 보조금이 500만원 미만이거나 대상자가 소수에 그쳐 무늬만 장학금인 형태가 많다. 영국 ShebbearCollege의 봅 반스 교장은 “우리는 수학· 과학인재 및 예능에 뛰어난 한국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영국 문화교류 장학생 선발 프로그램은 대상인원이 40명에 이르고, 장학 혜택도 4000만원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 배양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문화교류 장학생의 선발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에서 중학교2학년까지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일정수준 이상의 영어 성적과 학교임원 경력 또는 학교장 추천서 등 서류를 준비해 지원하면 된다. 최종 선발은 영국의 사립학교가 직접 진행한다. 선발된 학생은 올해 9월 학기부터 참여해 1년간 사립학교 정규교과과정을 이수하고 각종 토론·음악회·전시·체육·지역탐방 등 여러 활동에도 참여한다. 또 한국의 문화나 역사 등을 소개하는 활동을 병행하게 된다. 장 대표는 “장학 혜택은 물론이고 토론식 수업의 장점인 영어 발표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 대표로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리더십은 일반 어학연수나 유학 프로그램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성과”라고 힘주어 말했다. Oswestry School 폭 스톡데일 교장도“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적은 비용으로 영국의 기숙 사립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기를 기대 한다”며 “향후 이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로 큰일을 한다면 그것은 학교의 또 다른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ide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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