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축제 점거 폭력시위대 전원 처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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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경찰은 지난 주말 서울광장에서 예정됐던 ‘하이 서울 페스티벌’ 행사가 촛불시위대의 점거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불법 시위자들을 모두 처벌키로 했다.

2일 서울역 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호신용 최루액을 전경에게 뿌리고 있다.[뉴시스]

경찰은 “2일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용산 참사 범국민 추모대회와 촛불 1주년 행동의 날’ 행사에 참가한 시위대 중 112명을 연행했다”고 3일 밝혔다. 일부 시위대는 오후 8시쯤 하이 서울 페스티벌 식전 행사가 열리던 서울광장 무대를 기습 점거한 혐의(업무 방해)도 받고 있다. 오후 9시로 예정된 식전 행사를 연습 중이던 무대 위에 올라간 시위대는 깃발을 흔들며 행사를 방해했다. 개막식은 모두 취소됐다. 이 과정에서 68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 때문에 페스티벌을 보러 나왔던 시민들과 외국 관광객은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는 3일 시위 주체를 대상으로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정효성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서울문화재단이 추산한 직접 피해액은 3억7500만원이지만 간접 비용과 축제 이미지 실추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시위 주체의 신원이 밝혀지는 대로 민형사상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가 불을 붙여 던진 바퀴벌레약을 전경이 발로 밟아 끄고 있다. [뉴시스]

◆시위 무기 된 ‘바퀴벌레 퇴치 연막탄’=이에 앞서 오후 5시50분쯤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1차 집회를 마친 뒤 시청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폭력을 휘두른 2명이 연행됐다. 또 자정까지 명동 근처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이어 가다 경찰관에게 돌을 던지거나 폭력 행위를 한 42명이 추가로 연행됐다. 이들은 바퀴벌레 퇴치 연막탄을 경찰에 던졌다. 일부는 호신용 최루 스프레이를 뿌려 댔다. 나중에는 보도 블록을 깨서 경찰에 던지며 심야 투석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경찰 4명이 코뼈가 부러지고 머리에 상처를 입었다. 시위대 측도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시위대 수십 명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 중 상당수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조사에 응한 사람은 10명이다. 나머지 102명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연행에 대비한 훈련과 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거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 행동을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게 유리하지 않다는 걸 알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들 배후에 주도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배후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전원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 3일간 241명 검거=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서울 도심 시위에서 불법·폭력 행위자 241명을 검거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촛불집회 이후 단기간 내 검거된 인원으로는 최대 규모다. 경찰은 이 중 한 명을 구속하고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31명은 즉심에 회부했고 나머지 20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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