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쿠바방문 첫날 이모저모…카스트로, 군복벗고 양복 영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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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역사적인 쿠바방문 일정이 시작됐다.

교황은 21일 오후 알리탈리아항공 소속 여객기편으로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 푸른색 양복 차림의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의 영접을 받았다.

교황은 22일 카스트로와 공식회담을 갖고 산타클라라 등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한 뒤 25일 로마로 돌아간다.

○…이날 교황은 도착하자마자 어린이 4명으로부터 쿠바땅의 흙을 담은 상자를 받고 축복의 키스. 교황은 건강문제로 방문국의 땅에 엎드려 하는 전통적인 축복키스를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흙상자에 하는 키스로 대신. 교황과 카스트로는 이어 공항에 세워진 연단에서 짤막한 성명을 발표. 카스트로는 미국이 쿠바에 36년 동안이나 경제제재 조치를 가하고 있는데 대해 비난한 뒤 "교황이 옹호하는 신념을 존중한다" 고 말함으로써 교황이 쿠바공산혁명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 교황은 카스트로가 자신을 환영해준데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 앞서 교황은 쿠바로 향하는 기내에서 미국에 대해 대 (對) 쿠바제재 변화를 요구할 것이며, 쿠바에 대해서는 인권확대를 촉구할 것이라고 언급.

○…교황은 도착연설 뒤 자동차편으로 숙소인 쿠바주재 교황청 대사관저로 이동. 도로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교황을 열렬히 환영했고 교황은 방탄차 안에서 손을 흔들며 환호에 답했다.

교황방문 전야인 20일 밤 쿠바 전역에서 가톨릭신자들의 철야미사가 개최됐으며 쿠바의 유일한 일간지 그란마는 21일자 1면 전체를 교황방문 기사로 장식.

○…미국은 교황의 쿠바방문 상황을 살피기 위해 국무부 쿠바담당 조정관인 마이클 라넨버거를 쿠바에 파견. 그는 교황방문으로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미국정부는 교황방문에 대해 과장된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 한편 이번 교황방문에는 미국기업들이 항공편.방문자금은 물론 카펫까지 지원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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