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도 고쳐 입는다…1∼3만원이면 새옷처럼 재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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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IMF한파는 설빔 한벌 장만하는 것도 망설이게 만든다.

요즘 갖고있던 평상복을 수선해입는 '리폼 (reform) 패션' 이 유행이듯, 오래된 전통한복이나 생활한복도 말끔히 손질해서 새것처럼 되살려보면 어떨까. 얼마전 주부 강은혜 (35.서울일원동) 씨는 시집올때 해입었던 자주색 치마에 연두색 저고리를 동네 한복집으로 들고갔다.

깡충하게 짧아진 치마는 여러 색깔의 조각천으로 단을 덧대서 재활용하고, 꼭 끼어 못입게된 저고리만 은은한 연회색 감으로 다시 맞췄다.

저고리만 새로 맞춘 비용은 한벌을 모두 맞춘 비용의 3분의1선. "10만원 안팎이 새로 들긴했지만 멀쩡한 한복을 아예 입지않고 버려뒀던 걸 생각하면 오히려 돈을 번 셈" 이라고 강씨는 말한다.

한복연구가 김예진씨는 "최근 경기가 안좋다보니 새로 설빔을 맞추기보단 유행지난 한복 한두벌씩을 들고와 고쳐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면서 여자 한복의 경우▶짧아진 치마에 밑단을 달아주거나▶닳아버린 소매끝동을 갈아주며▶저고리 고름과 깃의 색깔을 바꿔보고▶유행지난 금박과 수를 새로바꿔주는 식으로 고쳐볼 수 있다고 제안한다.

금박과 수를 놓는 것은 대형 한복전문점을 찾아야하지만 나머지 수선은 동네가게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며 비용은 대체로 5만원이하. 한편 최근 몇년새 붐을 일으켰던 생활한복 역시 다양하게 수선할 수 있다.

깃부분과 소매부분을 다른 천으로 바꿔달거나 겹쳐댈 수 있고 닳거나 찢어진 부분은 다른 천을 붙여 짜깁기도 한다.

탈색.변색된 옷은 다시 염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활한복업체 질경이는 설을 맞아 이처럼 생활한복및 전통한복을 고쳐주는 특별행사를 실시하고있다.

비용은 1만~3만원선.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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