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테러범 카진스키 "내가 왜 미쳐"…정신감정 결과 정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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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너바머는 미치지 않았다.”

미 새크라멘토 연방법원은 20일 기계문명의 폐해를 비판하며 18년 동안 우편폭탄으로 대학.항공사들을 상대로 테러를 일삼았던 테오도르 카진스키 (55)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정상이라고 결정했다.

재판부의 결정은 “유너바머는 정신분열증 환자” 라는 주장으로 최소한 극형은 면하게 하겠다는 카진스키 변호인의 전략을 무위로 돌리면서 카진스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카진스키는 변호인의 주장에 반발,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며 스스로 변론하겠다고 나섰다.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7일 교도소에서 속옷으로 목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뒤 교도소측은 그의 심장에 모니터 장치를 부착, 자살 기도를 감시해왔다.

하버드대 출신의 수학천재로 명문 버클리대 교수를 지낸 카진스키는 자신의 테러 동기인 '기계문명 비판' 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그같이 행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신병자임을 주장해 받아들여지면 극형은 면하겠지만 지식인으로서 '비겁한 행동' 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정상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의 정신감정도 받았다.

한편 새크라멘토 연방법원은 카진스키가 스스로 변론하는 것을 허용할 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만일 스스로 변론할 수 있게 된다면 카진스키는 자신의 '반문명 선언' 을 다시 한번 주장하며 법정에서 검찰측과 문명논쟁을 벌일 전망이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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