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폐열에서 건진 55억원 울산 용연공단 4개 업체 서로 주고받아 벙커C유 대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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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울산 용연공단의 4개 업체가 힘을 합쳐 허공에 날려 보내던 55억원을 건져냈다.

그동안 대기중에 버리던 폐열을 필요한 업체끼리 주고받아 연간 55억원 상당의 벙커C유 사용을 대체하게 된 것이다. 덤으로 연간 3만9000톤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와 3.2톤의 아황산가스 발생도 감축하게 됐다. 이만큼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13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

◆어떻게 주고 받나=스판텍스·폴리우레탄 등 섬유원료를 생산하는 코리아PTG에서는 기름성분이 많은 찌꺼기(산업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 이를 소각로에 태워 없애는 과정에서 고압스팀(45㎏/㎠)이 시간당 60톤 생산된다. 이 가운데 30톤은 그대로 소비하고 나머지는 감압벨브를 써서 중압(18㎏/㎠)·저압(5㎏/㎠) 스팀으로 바꿔 사용해 왔다. 아까운 열을 허공에 날려 보낸 것이다.

또 KP캐미칼은 화학섬유 원료를 생산하는 공정에서 화학반응으로 열이 발생, 이를 식히는 과정에서 시간당 20톤 가량의 불필요한 저압스팀이 생산됐다. 한솔EME도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중압스팀 10톤이 생산됐지만 경제성 있는 규모가 못돼 허공에 날려 보냈다.

이를 알게 된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 에코사업단은 코리아PTG에 값비싼 고압스팀 30톤을 SKC에 공급하고, 대신 값싼 저압스팀을 KP 캐미칼과 한솔 EME로부터 공급받아 쓰도록 4개 업체간에 2.7km에 달하는 스팀 이송관 네트워크를 설치했다. 120억원의 비용을 4개업체가 분담, 지난해 7월 착공해 29일 준공한 것이다.

◆55억원+알파=SKC는 시간당 150톤의 고압스팀 소요량 가운데 30톤을 코리아PTG에서 공급받게 됨에 따라 연간 1600만ℓ의 벙커C유 사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만한 양의 벙커C유를 올 1/4분기 평균가격으로 환산하면 55억원. SKC는 고압 스팀값으로 연간 33억원을 지불, 22억원을 절감하게 됐고 코리아 PTG등 3개사는 33억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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