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실업시대]1.피할 수 없는 해고사태…실업 '취약' 계층은(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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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 실업자는 어느 계층에서 얼마나 나올까.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실업의 특징을 크게 여섯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실업률 4.4%, 실업자수 95만명 기준) 첫째, 신규 실업자보다 전직 (前職) 실업자가 더 크게 증가한다.

올해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 시행되면서 고용조정과 신규채용 억제가 동시에 이뤄지겠으나 고용조정 강도가 더욱 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규 및 전직 실업자는 각각 23만4천명, 31만6천명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6만9천명, 5만6천명 증가했으나 올해는 신규 실업자가 36만명, 전직 실업자가 59만명으로 전직 실업자 비중 (62%) 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둘째, 신규 실업의 경우 무기능 고졸자, 전직 실업의 경우 중장년층 핵심 근로계층의 실업증가다.

신규채용 억제에 따른 취업난으로 대졸자의 하향취업이 발생하면서 고졸자의 취업이 더욱 어려워져 지난해 11만5천명 (49%) 이던 고졸 신규 실업자가 21만6천명 (60%) 으로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의 중장년층에 대한 고용조정 확산으로 45세 이상의 실업비중이 97년 17% (5만4천명)에서 올해 25% (14만6천명) 로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셋째, 정규 근로자의 실업확산이다.

기존의 고용조정은 임시직.일용직 중심으로 이뤄져왔으나 올해는 폐업.도산 기업의 속출과 인수.합병 (M&A).정리해고제 도입으로 정규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정이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97년 전체 전직 실업자의 40% (12만5천명) 와 16% (4만9천명) 였던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이 각각 35% (20만7천명) , 14% (8만5천명) 로 줄어드는 반면 정규근로자 비중은 97년 27% (8만4천명)에서 34% (19만9천명) 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넷째, 사무직의 실업비중 증가다.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사무직의 인력축소가 불가피한 것이 원인. 기능직 및 서비스.판매직의 실업비중이 97년 각각 30% (9만6천명) , 26% (8만3천명)에서 올해 28% (16만5천명) , 24% (14만2천명) 로 줄어들고 대신 사무직의 실업비중이 97년 14% (4만4천명)에서 17% (10만1천명) 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다섯째, 경영상 이유로 인한 실업의 증가다.

지난해 대기업.협력업체의 연쇄부도 사태와 올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폐업.도산.정리해고 등 경영상 이유의 실업비중이 97년 35% (11만1천명)에서 올해 64% (38만명) 로 크게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여섯째, 실업기간의 장기화다.

새 일자리 창출이 줄어 재취업 가능성이 낮아졌고 실업인구의 상당수가 중장년층 사무관리직이어서 재취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97년 평균 4.8개월이던 실업기간이 올해는 7개월로 길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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