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뛰는 사람 튀는 사람]삼우개발 정주섭 사장…제품개발엔 정년이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제품개발에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생활용품 업체인 삼우개발 정주섭 (鄭柱燮.69) 사장은 요즈음 스스로 개발한 '식품 항균지 (抗菌紙)' 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출상담에 즐거운 비명이다.

2년여의 연구끝에 개발에 성공한 '항균지' 는 천연식물에서 추출한 5가지 향을 종이에 침전시켜 만든 제품. 항균지 1장 (크기 = 5.5㎝×4. 5㎝) 을 음식이나 과일에 놓아두면 100% 항균이 되고 보름이상 음식이나 과일이 부패하지 않는 '신기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鄭사장은 향에 항균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 궁리끝에 항균효과를 유지하는 물질을 종이에 침전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실제로 이 종이는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연구실등에서 99%의 항균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고 벌써부터 소문을 들은 바이어들의 문의가 몰려오고 있다.

그의 발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지난 92년 만들어 호텔이나 음식점에서 크게 히트했던 '안전쟁반' 도 그의 작품이다.

안전쟁반은 쟁반의 바닥표면을 실리콘 재질로 특수처리해 물컵이나 그릇을 올려 놓은채 기울여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만든 제품.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의 총무부장으로 일할 때 한달에 수백만원 어치의 식기가 깨지는 것을 보고 이 제품을 만든 것이다.

우유병 젓꼭지의 원료인 실리콘이 고온에서 잘 견디고 미끄러지지 않는다는데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안전쟁반은 이미 일본등 5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그는 45년간 인쇄업에 몸담으면서 쌀가마니 생산기계, 마스터인쇄용지등을 잇따라 발명했으며 '합성수지그릇에 무늬를 새기는 전사지 (轉寫紙)' 는 전국적으로 크게 보급 된 히트상품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가 개발한 50여개의 개발품 대부분이 제대로 빛을 못봤다.

현재 중소기업인들의 아이디어 제품 개발 모임인 '협심중소개발협의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 그는 돈이 모이면 신제품 개발비로 모두 털어넣는 바람에 지금도 전세집에 산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