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한국 돈줄 막혀 외화벌이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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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해외파견 외화벌이 조직과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다.

한국을 강습한 'IMF한파' 때문이다.

정부당국자는 9일 "북한이 중국 베이징 (北京) 과 연해주 등에 나와있는 외화벌이 조직 정리에 착수했다" 며 "우리 기업과 경협을 추진했던 조직이 주요대상" 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또 40개국에 파견된 90여 외화벌이 사업체중 절반정도를 줄인다는 계획아래 사무실을 잇따라 폐쇄, 파견인력을 평양으로 소환하고 있다" 고 전했다.

북한의 한해 남북경협 소득은 6억달러선. 당장 남측에서 들어오던 돈줄이 막힌 것은 물론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 경제사정이 개선될 가능성이 없어 당혹감이 더 크다는 얘기다.

특히 비공식 이산가족 상봉까지 주선해 달러를 챙기는 등 남북경협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기관의 책임자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는 것. 이들중 일부는 우리 기업과 사업을 하면서도 홍콩이나 현지 기업과 교역하는 것으로 위장 보고해 왔다는데 IMF파장이 밀어 닥치자 꼼짝 못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김정일 (金正日) 이 지난해말 대외무역부문 간부들을 모아 "나도 죽을 먹으면서 집무를 보고 있다.

고난의 행군시기에 하는일 없이 놀고있는 외화벌이 일꾼들을 모두 소환하라" 고 질책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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