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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치드라마 '빅4'…강한남성 '시선집중' 새해벽두 시청률 몰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남성 시청자를 잡아라” SBS가 무인년 새해를 맞아 호랑이처럼 장쾌한 남성드라마로 새 승부수를 던진다.

지난해 드라마 부문에서 유례없는 흉작을 거둔 SBS로서는 이제 배수진을 치고 타 방송사와의 정면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진용은 '모래시계' '백야 3.98' '3金시대' 그리고 '김두한' 등 4편으로 꾸며진다.

우선 '모래시계' 는 95년 초반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최민수.박상원.고현정 주연, 김종학 연출.송지나 극본 콤비의 24부작. SBS는 당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 작품을 전국 지역민방 네트워크 체제가 마무리된 것을 계기로 3년만에 다시 방송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오는 14일부터 매주 수.목요일과 토.일요일 주4회 방영할 계획. 95년 당시 월.화.수.목 주4회 편성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했던 SBS의 편성전략도 재개된다.

'모래시계' 의 뒤는 김종학의 신작 '백야 3.98' 이 잇는다.

'모래시계' 이후 3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는 김PD는 이 작품으로 자신의 신구작품이 비교되는 부담도 안게됐다.

광주사태를 다뤘던 MBC '화려한 휴가' 를 쓴 작가 한태훈은 '백야…' 에서 더욱 과감해진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현재 러시아에서 촬영중인 이 작품은 러시아 대평원과 몽골을 무대로 한국의 비밀정보원인 러시아 문학가, 북한의 살인청부업자, 한인 2세 핵물리학자와 북한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체첸마피아등이 얽히고 설켜 만들어내는 첩보액션물. 이병헌.최민수.심은하.이정재등 호화멤버로 구성돼있다.

그 뒤를 기다리는 작품은 본격 정치드라마 '3金시대' . '1.2.3 공화국' 과 '코리아 게이트' 등 정치드라마로 뼈가 굵은 고석만 PD와 MBC 라디오 '격동 30년' 과 '코리아 게이트' 의 작가 이영신씨가 호흡을 맞춘다.

68년 신민당 원내총무 경선에서 시작된 YS와 DJ의 경쟁, 그리고 박정희의 2인자로서 JP가 겪어야했던 정치행로를 비롯, 15대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우리 현대 정치사의 질곡을 생생하게 담아내겠다는 야심작이다.

현재로서는 1부 24부작 정도의 윤곽이 드러나는 수준이다.

배역과 방송 시간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용비어천가' 로 흐르지 않고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과 기존 정치드라마와의 차별성 여부가 드라마 성공의 관건이 될 듯하다.

'김두한' 은 현재 KBS1 '용의 눈물' 을 집필하고 있는 작가 이환경씨가 SBS로 옮겨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 이미 '무풍지대' '적색지대' 에서 암흑가의 생태를 그려보았던 이환경씨는 '김두한 회고록' 등을 기초로 이미 1년여에 걸쳐 자료수집을 마친 상태. 2월부터 집필에 들어갈 예정이다.

백파 홍성유의 소설이나 영화 '장군의 아들' 과는 다른, 당시 정치.사회적 배경속에 김두한이라는 인물이 갖는 의미를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SBS가 선보이는 이들 남성드라마들이 IMF 한파에 찌든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힘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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