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보고기록 좀 보자"…대통령직인수위,청와대 보고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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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李鍾贊) 의 5일 현안 보고회의중 눈길을 끈 것은 정무분과 (간사 金正吉) 의 청와대 정무수석실 보고와 李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2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장과의 회의였다.

형식은 현안 보고였지만 이원종 (李源宗) 전정무수석의 월권 (越權) 적 영향력 행사, 연구결과에 대한 소관부처의 왜곡 여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 정무비서실 보고에서는 정무분야의 각종 '업무기록' 부재 (不在)에 대해 인수위측이 거듭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측은 조홍래 (趙洪來) 정무수석 등 청와대측 인사에게 "대통령에게 제출한 정세동향 보고서 등 문서로 남아있는 것을 제출하라" 고 집요하게 요구. 그러나 趙수석 등은 "정무업무의 특성상 대통령이 직접 수석에게 전화나 구두로 지시하고 보고도 구두로 해왔던 만큼 문서로 남긴 게 없다" 고 답변. 인수위원들은 재차 "대통령에게 결재를 받는 문서는 있을 것 아니냐" "거미줄이 쳐있는 문서라도 가지고 오라" 며 다그치자 청와대측은 "결재받는 문서가 없다" 고만 했다고. 인수위는 특히 이원종 전정무수석의 국정전반 개입에 대한 법적 근거 등을 조목조목 따졌다.

인수위원들은 "李전수석이 본래 영역인 대통령 보좌를 벗어나 언론에의 영향력 행사 등 국정 전반에 적극 개입하지 않았느냐" 며 관계기관 차관이 참석한 국정 홍보협의회에의 李전수석 개입여부 등을 자료로 제출하라고 정식요구.

…정부 16개 부처가 출연한 25개 연구기관장들은 이날 인수위에서 자신들의 '상전' 인 정부부처의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라는 색다른 주문을 받고 안절부절못해 했다.

인수위가 요구한 것은 "소관부처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샅샅이 알고 있을테니 기탄없이 얘기해달라" 는 것이었다.

이종찬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신정부가 어떻게 하면 능률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며 항간의 '출연기관통폐합'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 고 설명. 이에 정신문화연구원장인 이영덕 (李榮德) 전총리는 "어느 하나의 문제에 있어서도 양쪽 의견을 다 보며 당대 최고의 지식과 지성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발을 잘했다고 생각돼 감사드린다" 고 화답했다.

인수위는 먼저 이들에게 "현재 정부 부처에서 수용되고 있지 않지만 빠른 시일내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들이 뭐가 있느냐" 고 물었다.

"3개월.6개월.1년내에 각각 쓸 수 있는 정책들을 제출하라" 는 요구도 했다고 한다.

최훈.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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