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은행털이 '범행 답사'…삼십대 남자 두차례 서성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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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업은행 부산 개금지점 1억여원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진경찰서는 금고.은행 전문털이범들이 은행 내부사정과 방범경보시스템.주변건물 입지 등을 수일간에 걸쳐 치밀히 답사한 뒤 저지른 범행으로 보고 동일범죄 전과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키 1m70㎝ 정도의 30대 남자가 지난달 18, 20일 두차례에 걸쳐 은행 위층 학습지 판매사인 D사 사무실과 무역회사인 K산업 사무실을 둘러본 사실을 목격자 진술에서 밝혀내고 이 남자의 신원을 확인중이다.

경찰은 3일 오후 은행이 입주한 3층 건물에 대한 정밀감식을 벌여 2층 화장실 창문 틀에서 범인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지문 2~3개를 채취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화장실 창문에서 사다리를 걸친 흔적도 발견했다.

경찰은 은행 입주 건물 주변이 휴일과 야간에는 인적이 드문 주유소.상가 밀집지대여서 소음이 큰 콘크리트 절단작업에도 발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이 은행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건물 방범경보시스템을 훤히 꿰고 경보장치가 없는 통로만을 골라 침입한 점에 비춰 은행 및 이 건물 사정에 밝은 공범의 협조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 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은행 폐쇄회로TV의 필름을 통해 최근 출입자들에 대한 신원 확인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부산〓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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