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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화제]현대적 재해석 '호랑이' 전시…김기창화백등 18명 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두려움과 친근함의 서로 다른 두 얼굴로 동시에 다가오는 존재가 있다.

바로 호랑이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상징하는 영물 (靈物) 이면서 민화 속에서는 익살스런 이미지로 친밀한 느낌을 주는 대상이다.

갤러리사비나는 무인년 (戊寅年) 호랑이해를 맞아 98년 1월 5일부터 24일까지 호랑이를 다시 보는 전시를 마련한다.

02 - 736 - 4371. 이번 전시에서는 호랑이의 다양한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 18명의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출품작은 대략 세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민화속의 호랑이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김기창 화백의 '까치와 호랑이' 를 비롯해 김용철.선학균.이광택의 작품이 여기 속한다.

민화라는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작업들이다.

다음으로는 호랑이가 갖고 있는 순수한 조형적 형태에 주목한 작품들을 꼽을 수 있다.

호랑이의 몸통은 아주 작게 단순화시키고 얼굴의 특징을 극대화한 김주호의 흙작업 '코 큰 호랑이' 가 대표적인 예. 이외에도 임효.이희중.사석원.정명희.박수용.임립이 제각기 구상.비구상으로 개성있게 표현한 호랑이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호랑이를 통해 풍자한 작업들이다.

호랑이라기보다는 괴물처럼 일그러진 정복수의 작품이나 나비를 쫓다 벼랑끝에 몰려 눈이 가운데로 쏠린 호랑이를 그린 안창홍의 '사팔뜨기 호랑이' , 그리고 여운.성동훈의 작품이 불안한 이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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