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중국귀환 2년 남아…중국, 자국출신 관료 기용 공식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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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정부가 20일 마카오 행정부에 중국계 관료를 다수 기용해줄 것을 포르투갈 정부에 공식 요청함으로써 정확히 2년 후인 99년 12월20일로 다가온 마카오 귀환이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20일 과거 홍콩귀환 시계로 사용됐던 베이징 (北京) 천안문 (天安門) 광장내 시계탑을 '마카오 귀환 시계탑' 으로 바꿨다.

그러나 정작 본격적인 귀환바람은 마카오에서부터 일고 있다.

지난 13일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마카오 요우한지에 (祐漢街) 공원에선 '기본법 광장' 이란 낯선 설명회가 열렸다.

귀환 후 마카오 주민의 권리와 중국.마카오간의 관계 등을 설명하는 모임이었다.

그런가하면 16일엔 마카오 전체에 걸쳐 기본법 좌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1557년 포르투갈이 조차한지 4백40년 만에 강한 '화풍' (華風) 이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

마카오 교민 최규정 (崔圭廷) 박사는 "마카오 전체가 도로 단장과 건물신축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고 전했다.

중국정부가 귀환 후 이웃한 중국 주하이 (珠海) 와 연계, 발전시킨다는 마스터 플랜을 세우고 새 건물을 짓고 있다는 것이 崔박사의 설명이다.

이렇게 될 경우 귀환 후 인구는 1백만명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

그럼에도 마카오 귀환은 홍콩보다 한층 까다롭다.

우선 공무원의 본토화 작업이 무척 더디다.

주권이양 10년 전부터 주요 관리들을 홍콩인으로 대체, 귀환 후 행정공백을 최소화했던 홍콩에 비하면 마카오는 준비가 거의 없는 상태다.

수십명의 장관급 인물중 단 1명만이 중국계다.

식민역사가 4백년이 넘다보니 마카오에서 태어나 자란 1만5천명의 포르투갈인 처리문제도 골치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마카오에서 살아와 본국인 포르투갈엔 삶을 기댈 기반이 없다.

그렇다고 이들을 모두 중국인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다. 올들어 급격히 악화된 치안문제는 마카오경제에 주름살을 가져올 정도로 위협적이다.

마카오14K파와 수이팡 (水房) 파간의 끊이지 않는 대량 살육전은 관광도시 마카오의 이미지를 크게 흐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년초에는 마카오특구준비위원회가 설립될 예정이다.

역풍 (逆風) 은 불어도 마카오의 중국 회귀라는 물줄기는 도도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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