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고전·역사…머리에 '쏙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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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교과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도 만화라면 대부분 혹한다.

이 점에서 고전이나 역사를 바탕으로 만든 만화는 아이들이 즐기면서 배우는 좋은 교재가 된다.

최근 이런 내용의 만화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나요' 1편 (중앙M&B刊) 은 흥미로운 우리 역사의 뒷이야기를 다루는 시리즈의 하나다.

이 편에서는 '의식주.풍속' '예술.교육.종교' '과학.기술.천문.의학' 의 세 갈래로 나누어 26개의 에피소드로 풀어내고 있다.

'옛날에도 인기가수가 있었나요' 라는 에피소드를 보자. 옛날 대궐 잔치때는 머리를 조화로 장식하고 자주빛 두건을 두른 '가자' 라는 가수들이 선 채로 가사와 가곡 형식의 노래를 불렀으며 춤도 췄다고 한다.

그후 거문고와 가야금을 든 악공이 역시 서서 반주를 했다.

현재 댄스가수의 원조격이라고나 할까. 경기도 용인의 용동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민병덕 선생님이 글을 쓰고 만화가 최달수씨가 그림을 그렸다.

전3권으로 이뤄진 '옛날 옛날에 효자가 살았는데…' (KBS문화사업단) 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와 설화에 등장하는 효자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깨끗한 선의 깔끔한 만화로 펴낸 것. 고려때 학자 최누백이 호랑이에 희생당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3년상을 치른 끝에 꿈에 과거문제가 나타나 장원급제한 이야기며 갈옷을 입고 떨고 지내면서도 새 어머니를 생각한 중국 효자 민자건의 이야기가 사뭇 감동적이다.

국정교과서 삽화가로 활동했으며 효의 정신을 펴는 '선효원' 을 운영하고 있는 김순길씨가 글과 그림을 모두 맡아 만들었다.

어린이들에게 만화라는 흥미로운 형식으로 전통윤리의 실천담을 전해주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있을 것이다.

만화로 보는 한국인물 시리즈의 1, 2권인 '김옥균' 과 '정약용' (중앙M&B) 은 '악동이' 로 유명한 개성있는 만화가 이희재씨가 국사편찬위원회 교육연구사인 김동운씨의 글을 바탕으로 펴낸 만화 인물전. 강한 힘을 보여주는 선굵은 필치에다 세밀화와 전통산수화의 풍모를 느끼게 하는 배경그림의 높은 완성도가 눈길을 끈다.

인물의 행적에 대한 묘사도 섬세하다.

뒷부분에 부록으로 사진화보.시대탐구.인물탐구를 수록하고 있어 교육효과를 높여준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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