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대선]3당캠프 표정 한나라당…출구조사 결과 전해질때마다 술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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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각 후보진영은 정오가 지나면서 출구조사를 통한 여러 투표결과 조사가 속속 접수되자 팽팽한 긴장감이 넘쳤다.

특히 이회창 (李會昌) 후보와 김대중 (金大中) 후보가 1~2%포인트 차이로 박빙의 선두다툼을 거듭하자 한나라당과 DJT연합 선대본부에는 개표가 끝날 때까지 기대와 흥분이 그치질 않았다.

일찌감치 어려움을 감지한 국민신당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우리는 야당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가질 수 있다" 며 기대를 잃지 않았다.

당사 10층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은 전국 투표소에 나가있는 상황실 직원들이 보고해온 투표상황 및 현지 분위기를 점검하느라 오전 오후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한나라당은 가장 신경썼던 투표율이 아침 일찍부터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그것 봐라. 우리가 유리하다" 며 들떴다.

특히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우려했던 영남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득표율 소식이 계속 전해지자 관계자들은 모두 상기된 표정으로 "김대중후보를 견제하는 영남권이 결집할 것" 이라고 자체해석했다.

서상목 (徐相穆) 기획본부장은 "이대로 가면 당초 예상했던 42%대 38% (김대중) 대 18% (이인제.유효투표 대비)가 나올 것 같다" 고 밝은 표정. 그러나 오후2시 넘어 영남권의 투표율이 평균치보다 낮아지기 시작하자 관계자들은 전화통을 붙잡고 영남지역 지구당에 "빨리 투표독려를 하라" 고 다급하게 지시를 내리는 등 북새통. 윤원중 (尹源重) 부실장은 "오후3시 현재 다소 저조하게 나오는 호남지역 투표율이 막판에 어느정도 치고 올라오느냐와 부재자 투표결과가 관건" 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각종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가 속속 알려지자 그때마다 당내는 술렁이며 일희일비 (一喜一悲) 했다.

오전에는 대체로 李후보가 앞서 있는 조사가 많아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다 오후들어 김대중후보가 선전, 역전했다는 일부 조사결과가 전해지자 "그럴리 없다.

결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계가 (計家) 싸움이 될 것 같다.

입술이 바작바작 탄다" 며 긴장했다.

한편 조순 (趙淳) 총재는 이날 오전7시 봉천동 서울미술고교에서 부인 김남희 (金南熙) 씨와 함께 투표했으며 이한동 (李漢東) 대표도 이날 아침 일찍 서초구 언남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쳤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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