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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대우에 수천억 융자” “경주에 거액 국비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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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4·29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16일 시작되면서 유권자에 대한 정치권의 구애가 본격화됐다. 여야 모두 굵직하고 화끈한 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를 파고들려 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청와대나 여야 지도부가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우선 내놓고 보자’는 식의 선심성 공약도 적지 않다.

최대 격돌지로 꼽히는 인천 부평을의 경우 여야 지도부는 경쟁적으로 지역 발전책을 내놓고 있다. 지역 경제의 원동력인 GM 대우에 대한 지원책이 핵심이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자동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소비세 절감 등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숙원사업인 서울지하철 7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의 연결에 대해서도 “이재훈 후보가 좋은 구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한나라당은 GM대우가 원하고 있는 4500억~5000억원 규모의 장기 저리 융자 공약도 준비 중이다. 당은 선거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이 후보가 지도부에 주요 공약을 건의하고 당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의 공약 발표 ‘깜짝’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민주당도 GM대우를 향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정세균 대표는 “이번 추경 예산안에 GM대우를 위한 예산 6500억원을 반드시 넣겠다”고 약속했다. 지원 내역은 ▶자동차 부품협력업체 지원 3000억원 ▶미래형 친환경자동차 연구개발(R&D) 3000억원 등이다. 민주당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지역 내 재개발 사업비 국비 지원 추진 등의 공약도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주된 지지 기반인 영남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16일 울산 북구를 찾은 박희태 대표는 “현대자동차 하청업자들을 위한 테크노파크도 만들고 동해남부선도 시외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한나라당은 정종복 후보와 친박 성향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맞붙은 경주 지역에 대한 거액의 국비 지원 약속도 했다. 또 ▶방폐장 유치에 따른 양성자 가속기 사업 연구지원 시설비 848억원 지원 ▶역사문화도시 조성 특별법 처리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도심 이전 등의 공약도 발표했다. 이에 맞서 정수성 후보는 ‘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랜드마크 타워 건설’ 등을 공언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를 위한 중앙당 차원의 공약도 준비했다. ▶대학생 등록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긴급자금 100조원 지원 ▶여성 일자리 20만 개 확보 등이다.

이 같은 지원책들이 실효를 거두려면 사업비 조달 등의 구체적 청사진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하지만 예산 책정 등의 계획이 뒤따르지 않는 사업이 적잖다. 그래서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GM 대우의 경우 미국 GM의 파산보호 신청 여부가 6월에 결정되는 만큼 지원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서는 “GM대우만 특별 대우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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