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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사 조사단 방북]북한서의 이모저모(4)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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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사는 지난 9월23일부터 10월4일까지 1차 실무협의 방북단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전3권) 의 저자 유홍준 (兪弘濬) 교수를 참가시켰다.

방북조사단은 2차 및 3차 방북답사 문제를 협의하는 한편 평양과 인근지역의 유적지, 묘향산지구의 문화재들을 웬만큼 돌아볼 수 있었다.

북측은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측 참사.연구원을 비롯해 중앙역사박물관 연구사, 광명성총국 지도원, 내나라비데오사 촬영기사등을 안내원으로 동행시켜 조사단에 편의를 제공했다.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숙소는 보통강역 맞은 편의 초대소 (외국 정부.당 대표단 숙소) 였고 묘향산에서는 향산호텔에 묵었다.

조사단이 둘러본 북한 문화재는 대체로 보존상태가 좋았다.

중앙역사박물관의 장정신 관장은 "내각 지시로 모든 건설공사에서 문화재 파손이 없도록 보장돼 있어 평양 숭인전 (崇仁殿) 등이 원상을 유지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1차방북 때 둘러본 평양 주변과 평안남도의 벼농사는 대체로 풍작인 듯했다.

고인돌을 보기 위해 들른 상원군의 시골 구석이며 묘향산으로 이어진 고속도로 주변의 작황도 괜찮은 편이었다.

다만 "가뭄으로 강냉이 농사를 망쳤고 해일 때문에 황해도쪽의 벼농사는 시원찮다" 는 게 북측 안내원들의 설명이었다.

북한은 에너지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평양에서조차 매주 토요일 오후1시부터 일요일까지는 각종 자동차의 운행정지 조치가 취해질 정도로 기름사정이 심각했다.

묘향산지구로 이동할 때 조사단의 벤츠승용차와 미니버스에 별도의 기름통을 싣고 다니는 형편이었다.

전력사정도 지방으로 갈수록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외국인들이 숙박하는 향산호텔에서조차 잦은 정전소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1차 방북기간중 북한에서는 김정일 (金正日) 총비서 추대를 위한 도급 (道級) 당대표회가 연일 진행돼 축하 분위기가 완연했다.

평양시내 곳곳에서 춤판.취주악연주.합창공연.카드섹션연습 등의 행사가 펼쳐져 총비서 취임이 임박했음을 짐작케 했다 (취임발표 10월8일) .

유영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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