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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섬진강 특산 물고기 “임실납자루 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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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섬진강에 사는 민물고기 임실납자루(사진)가 위기에 처했다.

임실납자루는 전북 임실·순창, 전남 화순·곡성 등 섬진강 맑은 물에서만 사는 한국 고유 어종이다. 몸길이는 6㎝ 정도다. 이 물고기가 섬진강에서만 서식하는 이유는 민납작조개와 부채두드럭조개 같은 숙주조개가 이 강에서만 살기 때문이다. 임실납자루는 서식지가 넓지 않고 개체수가 적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임실납자루는 갈대·부들 등 수생식물이 자라는 수심 얕은 물가에 주로 서식한다. 섬진강 수계 곳곳에서 하천 정비 작업이 진행되면서 수생식물 서식지가 훼손돼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체수 유지를 위해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경부는 섬진강 수계 59개 지점의 수질·수생생물·서식환경 등을 조사해 14일 결과를 발표했다. 수질은 59개 지점 가운데 ‘좋음’이 93%로 나타났다. 하지만 물고기 서식 상황을 보여주는 수생 생태계는 열악했다. ‘양호’ 구간은 전체 59개 구간 가운데 3곳(5%)에 불과했고, ‘보통’이 50곳, ‘불량’은 6곳으로 분류됐다.

섬진강 수계 6개의 댐과 297개의 보(洑) 때문에 물고기들이 이동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섬진강 수계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묵장어·모래주사 같은 물고기는 이번 조사에서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 이규만 과장은 “하천 바닥 정비 작업으로 인해 숙주조개가 죽는 것도 임실납자루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섬진강 어류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어도를 설치하고, 임실납자루·모래주사 등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서식지 복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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