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안방 사수’ … 서울·울산·수원 홈 승률 7할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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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축구의 인기 척도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홈 경기 승률이다. 통상 2주에 한두 번 홈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이를 기다려 온 홈 팬들에게 얼마나 좋은 경기력으로 서비스하느냐에 따라 팀의 인기가 좌우된다.

경기당 관중 동원 1위를 기록 중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지난 시즌(2007~2008년) 홈 승률은 43.9%를 기록했다. 유럽 리그에서 홈 승률이 높기로 유명한 스페인(47.8%)과 이탈리아(46.05%)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강팀과 약팀이 뚜렷이 구분된 스페인·이탈리아와 달리 프리미어리그는 중위권이 두터워 전력 차가 크지 않아 생긴 결과다. 하위권 팀은 원정은 포기하고 홈에서 모든 힘을 쏟기 때문에 무승부가 많고, 중위권 팀은 원정에서 무승부를 노릴 만한 선수 구성을 갖추고 있어서다.

반면 K-리그는 지난 시즌 홈 승률 42.3%로 유럽 리그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쉬운 대목은 최근 K-리그 감독들이 홈 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홈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홈 승률은 크게 변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10년 전인 1998 시즌 홈 승률이 43.3%, 그 중간인 2003 시즌이 42.5%를 기록했다.

원정 팀을 위축시킬 만한 홈 팬들의 응원 등 ‘홈 어드밴티지’가 아직도 부족하다는 뜻이다. 홈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팬을 늘려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편 K-리그에도 유럽처럼 상하위권의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빅3’인 FC 서울, 울산 현대, 수원 삼성은 홈 승률 70% 수준을 유지했다. 98년 70%를 넘긴 팀이 10개 팀 중 한 팀, 2003 시즌에는 한 팀도 없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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