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green” … 펀드도 예금도 보험도 녹색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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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금융시장에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풍력·조력·태양력 등 친환경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녹색펀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자전거 전용보험 등 녹색보험도 곧 나온다. 또 은행권은 친환경 단체·기업에 혜택을 주는 예금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 같은 금융권의 녹색 바람은 이명박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녹색성장’ 정책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이에 따라 녹색산업 관련 기업의 주가가 오르고, 친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호응도 커지고 있다.

◆자전거 전용보험 출시=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 말께 LIG손해보험 등 4~5개 손보사가 개인용 자전거 전용보험을 판매한다. 이 보험은 자전거를 타다 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 물론 지금도 일부 상해보험은 자전거 관련 사고를 보장한다. 하지만 새로 출시되는 자전거 보험은 보장 범위를 자전거 관련으로 좁혀 보험료가 낮아진다는 게 장점이다. 또 보험사의 상품 설계 방법에 따라선 벌금이나 변호사 비용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자전거 파손이나 도난에 대한 보상은 자전거 등록제 등이 시행되고 난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강대민 선임조사역은 “도난을 위장한 보험금 수령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현 단계에서 자전거 도난·파손에 대한 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고객이 보험증권을 e-메일로 받을 경우 보험증권 발급 비용만큼 보험료가 할인되고, 보험회사는 일정액을 녹색사업이나 소방관 유자녀 돕기 등에 기부하는 상품도 상반기 중에 출시된다. ‘환경친화 재물복구비용 보험’도 업계에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상품은 주택이나 업무용 건물이 화재로 피해를 볼 때 환경 친화적인 건축자재와 에너지 절약형 전기기구로 복구공사가 가능하도록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그린빌딩’(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으면 세금을 감면하고, 건축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영구 금감원 보험업서비스본부장은 “다양한 녹색보험이 출시될 수 있도록 금감원 내에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업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펀드·예금도 녹색 붐=하이자산운용은 14일 환경·에너지·생명·사회간접자본(SOC)·우주·해양 등 녹색성장산업에 투자하는 ‘하이그린퓨처주식형’ 펀드를 출시했다. 산은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녹색성장산업에 운용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녹색펀드를 내놨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곧 관련 펀드를 선보인다. 그동안 녹색펀드는 흥국투신운용이 지난해 12월 설정한 ‘녹색성장주펀드’가 유일했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전날 기준 수익률이 32.18%에 달하지만, 설정액이 미미해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승섭 하이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국·일본 등 각국 정부가 녹색산업에 재정투자 확대를 발표해 녹색산업은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녹색산업 전용 대출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예금상품까지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친환경 상품 제조 기업이나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에 연 0.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에너지절약이나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면 혜택을 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녹색성장예금’은 가입자에게 0.1~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 판매금액 1만원당 10원을 1년간 적립해 최대 1억원을 녹색성장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 고객이 원하는 경우 원리금의 1%를 고객이 지정하는 기부단체에 직접 후원할 수도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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