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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교수, IMF고집 "한국경제 더 악화" 비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제프리 삭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국제통화기금 (IMF) 이 지나치게 강경한 조치를 취해 한국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11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에 게재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지. IMF처방이 발표된 이후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자. 미 달러당 원화의 환율은 지난 10일현재 달러당 1천5백65원으로 최근 1년간 80%나 절하됐다.

IMF는 한국 정부의 사태해결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경제성장률을 2.5%로 낮추고 인플레 억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기를 후퇴시키는 조치가 어떻게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인가.

몇달 전 금융위기가 시작됐을 때 IMF가 일본과 미.유럽에 대해 한국의 은행들을 적당히 지원하도록 조용히 권고했다면 주요 은행들은 단기 신용을 연장했을 것이고 이 소동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한국은 적절한 신뢰구축 조치와 함께 성장률을 조정하면서 필요한 금융개혁을 이룰 수 있었을 지 모른다.

불과 3개월전 IMF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제발전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아시아 국가들의 거시경제와 재정정책이 크게 잘못돼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아시아는 균형잡힌 예산, 낮은 인플레. 높은 민간 저축률등으로 경제 위축을 막을 수 있었다.

아시아의 위기는 단기신용 제공자가 상황 악화를 예상하고 자금을 회수하면서 생겨났다.

현재 IMF에는 1천여명의 경제전문가들이 있다지만 평균 7명의 전문가들이 1개 국가를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7명의 직원이 해당국가의 경제를 얼마나 잘 파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IMF는 주요 결정을 내릴 때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기보다 긴축지향적인 내부 의사만 고집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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