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확산 … 1분기 정리해고 작년 3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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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위니아만도는 1월 22일 이후 조업 중단과 가동을 반복했다. 판매 부진 때문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12% 줄어든 3048억원이었고 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2월 20일 경영 애로를 내세워 220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 이달 6일 95명을 정리해고하고, 125명을 희망퇴직시켰다. 노조는 즉각 부당 해고라며 노동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은 노조사무실로 출근해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9일부터 조업을 거부했다 13일 일단 생산현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회사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14일 다시 조업거부에 들어갈 방침이다.

금융위기가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올 들어 1분기 동안 각 지방노동청과 지청에 신고된 정리해고 건수는 22개 사 99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개 사 308명에 비해 인원수 면에서 3.2배로 늘어난 것이다.

노동부 임무송 근로기준과장은 “경영상 이유에 따른 해고를 할 때는 원칙적으로 노동관서에 신고해야 하지만 강제규정이 없기 때문에 실제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정리해고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파카 한일유압은 이달 말 전체 197명 중 41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다. 노조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우버스 노조는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파업에 들어갔다. 대우버스 측은 지난달 11일 944명의 직원 가운데 53.7%인 507명을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이에 맞서 9일 전 조합원을 상대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부산공장과 동래공장은 가동이 중단됐고, 울산공장은 사내 협력업체 직원 300명으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14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또 다른 대기업에서도 구조조정 움직임이 있어 노동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노사 갈등이 심해질 것으로 보여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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