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으로 일자리 구하는 주부들 크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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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주부 李모 (45.전주시덕진구인후동) 씨는 남편이 다니는 회사가 지난 10월 부도가 나 월급을 받지 못해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내년도 학비등 생활비 마련을 위해 지난달부터 돈벌이에 나섰다.

李씨가 나가는 일터는 맞벌이 부부 가정의 파출부. 요즈음 파출부, 간병인, 산후조리인 등 일용직을 알선해 주는 심부름쎈터등 인력시장에는 李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주부들이 크게 늘고 있다.

경제불황으로 직장을 잃거나 월급을 제대로 받지못하는 가장이 늘어나면서 가정경제를 살리기위해 주부들이 집안을 박차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주심부름센터의 경우 지난 8월만해도 간병인등 막노동을 원하는 주부 구직자는 하루평균 5~6건에 불과했으나 9월부터 늘어나기 시작 이달들어서는 10여건이상에 이르고 있다.

YWCA산하 '일하는 여성의 집' 에도 최근 파출부등 당장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들이 하루평균 14명정도로 지난해 같은기간 6~7명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아파트단지 게시판등에도 아이를 돌봐준다는 등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광고가 쉽게 눈에 띈다.

이들의 일당은 평균 3만원선 (8시간기준) 으로 한달 수입이 70~90만원. 이처럼 일자리를 원하는 주부들이 늘어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일당이 종전 4만원선에서 20%가량 떨어져 파출부등을 주업으로 삼는 영세민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金모 (45.전주시완산구동서학동) 씨는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단둘이 살면서 7년째 파출부 일을 해 한달평균 1백10만원정도를 벌었으나 최근들어 일당이 줄어 80여만원도 안된다" 며 "2백만원이 넘는 아들 등록금을 챙길 길이 막막하다" 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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