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축구협회 정몽준 회장“FIFA 북한 인정에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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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98프랑스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 참석을 위해 마르세유에 머물고 있는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FIFA) 부회장겸 대한축구협회장은 3일 주앙 아벨란제 FIFA 회장이 북한에 2002년 월드컵개최 참가를 요청하는 공식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히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 FIFA가 2002년 월드컵의 남북한 분산개최를 사실상 허용한 것인가.

"2002년 월드컵을 한국.일본 두나라에서 공동 개최한다는 FIFA의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 북한에서 한 경기 정도를 치르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게 아벨란제 회장의 생각이다.

FIFA 집행위도 예외적인 케이스로 이를 인정한 것이다."

- 말하자면 남북한 분산개최를 FIFA가 인정했다는 뜻인가.

"분산개최라기보다 북한의 '참여 가능성' 을 인정했다는 정도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본다."

- 북한이 참여할 경우 북한에서는 몇 경기 정도가 열리게 되는가.

"일본은 이미 10개 경기장을 확정했다.

우리는 올해말께 확정할 예정이다.

우리가 확정할 경기장 가운데 하나를 북한 참여 가능성에 대비, 유보해둘 생각이다.

북한이 참여할 경우 경기장은 평양 능라도경기장이 될 것으로 보이며 조별 리그 가운데 2~4경기 정도를 능라도경기장에서 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 아벨란제 회장은 내년 6월 은퇴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과연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FIFA 공식입장이 확정된 만큼 남은 문제는 전적으로 북한 태도에 달려있다.

아벨란제 회장은 이미 북한을 네차례나 방문했다.

북한이 이번 서한에 대해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내년 봄 FIFA 부회장등 간부진을 이끌고 직접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것이 아벨란제 회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북한만 긍정적으로 나오면 임기중에 이 문제를 확정하겠다는 것이 그의 강한 의지다."

- 한국경제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있는데 2002년 월드컵 준비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는가.

"2002년까지는 앞으로 4년이 남았다.

그 전에 위기국면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미래에 대한 비전이 중요한게 아닌가. "

마르세유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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