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몰린 아들 살려달라” 중소기업 사장 80대 아버지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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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아들 내외가 극심한 불황속에 빚독촉에 시달리는 것을 비관한 80대 노인이 채권자들에게 아들 내외를 용서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일 오전11시쯤 서울서대문구북아현동 曺모 (45) 씨의 집 작은방에서 曺씨의 아버지 (81)가 손목의 동맥을 끊고 숨져 있는 것을 부인 (74) 이 발견했다.

숨진 曺씨는 유서에서 아들의 채권자들에게 "아들 내외가 빚을 갚지 못해 여러분이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나는 부모의 마음으로 더 이상 자식이 고생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이 길을 택합니다.

부디 아들 내외를 살려주십시오" 라고 적혀 있었다.

인형공장을 운영하는 曺씨의 아들 내외는 최근 빚보증을 섰다가 잘못되는 바람에 채권자들에게 시달린데다 불황으로 경영난까지 겹쳐 고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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