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자제품 “LED가 새 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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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빛의 반도체’로 불리는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전자제품들이 뜨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LED TV는 출시 3주 만에 1만 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루 500대 가까이 팔린 셈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3월 선보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의 LCD TV ‘보르도 650’이 20일 만에 5000대가 팔린 것과 비교해 보면 LED TV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LED TV는 액정 뒤에서 빛을 내는 광원을 형광등 대신 LED 조명으로 바꾼 것이다. LED를 쓰면 형광등보다 빛을 고르게 비출 수 있어 화질이 좋아진다. 김의탁 삼성전자 상무는 “기존 LCD TV의 색 재현율이 국제 기준의 70% 수준인 데 비해 LED TV는 80%를 넘는다”고 말했다.

LED는 초고화질 구현뿐 아니라 전력 소모량도 줄일 수 있다. LED TV의 전력 소모는 LCD TV의 절반 수준이다. 그래서 한정된 배터리로 구동해야 하는 모바일 기기에서 LED가 강점을 보인다. 노트북 PC는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제품이 점점 늘고 있다. 판매 가격이 300만원을 넘는 ‘델 래티튜드 E4200’ 같은 고급 모델에만 LED가 적용됐다가 지난해 말부터 100만원 미만인 삼성전자의 ‘넷북 NC-10’이나 LG전자의 ‘아이스크림 넷북(X120)’ 등도 LED를 채용하고 있다.

휴대전화에서는 LED를 외부 장식용으로 쓰고 있다. 휴대전화에 LED 조명을 적용한 것은 지난해 출시한 LG전자의 ‘아이스크림폰’과 스카이의 ‘네온사인폰’부터다. 올 들어 LG텔레콤이 지난달 출시한 ‘블링블링 캔유’와 LG전자의 ‘롤리팝폰’에 이어 삼성전자의 ‘보디가드폰’ 등이 LED 조명을 달았다. LED 조명을 장착하면 하트·자동차·동물을 비롯한 수십 가지 문양을 표현할 수 있어(롤리팝폰) 젊은 층의 눈길을 끌고 있다.

LED는 조명 시장에서 이미 형광등이나 백열등을 대체할 차세대 제품이 됐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은 친환경을 앞세워 주경기장의 각종 조명과 전광판에 대부분 LED 제품을 사용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건설 중인 최고급 호텔 ‘조르조 아르마니 호텔’의 복도 조명용으로 8000세트의 LED 조명을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필립스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LED 조명만을 사용하는 사무실을 공개했다. LED 조명 전문업체인 서울반도체는 얼마 전 식물재배용 LED 광원을 선보였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LED는 시장 규모가 올해 7조6000억원에서 2011년에는 11조5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조명용 LED에 이어 TV 백라이트용 수요가 급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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